매년 1월 1일이 되면 나는 항상 같은 다짐을 한다. '올해는 꼭 성장하자.' 헬스장 1년 치를 결제하고, 외국어 인강 패키지를 구매하고, 먼지 쌓인 전공 서적을 꺼낸다. 그리고 11월이 된 지금, 그 다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헬스장 앱은 삭제된 지 오래고, 인강은 3강의 문턱을 넘지 못했으며, 책은 여전히 책장에 꽂혀있다.
나는 왜 매번 실패할까? "시간이 없어서"라고 핑계를 댔다. 정말일까? 퇴근 후 넷플릭스를 보고, 의미 없이 SNS를 스크롤 하던 시간은 분명히 존재했다.
그래서 나는 '그냥 열심히' 하는 것을 멈추고, '공부'하기로 했다. 도대체 '습관'이란 무엇인가? '자기계발'은 어떻게 해야 지속할 수 있는가?
이 글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가이드가 아니다. 수년간 실패를 거듭한 내가, 나 자신을 설득하고 2026년을 다르게 살기 위해 공부하고 정리한 '개인 스터디 노트'이자 '실행 계획서'다.
핵심 목표는 단 하나: "짧지만 강력한, 하루 1시간의 자기계발 습관을 설계하고, 이번에는 진짜로 '실행'한다."
1단계: 나는 왜 매번 실패했는가? (실패 원인 분석)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 기존 시스템의 오류부터 파악해야 한다. 내가 자기계발에 실패한 원인은 '시간 부족'이 아니었다. 그것은 '에너지 관리의 실패', '전략의 부재', 그리고 '심리적 함정' 때문이었다.
1. 'All or Nothing'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완벽주의 함정
나는 항상 "퇴근하고 2시간!"이라는 거창한 계획을 세웠다. 첫날은 성공한다. 둘째 날도 성공한다. 셋째 날, 예상치 못한 야근으로 계획이 틀어졌다.
그 순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아, 오늘 망했네. 어쩔 수 없지. 내일부터 '다시' 완벽하게 시작하자."
물론 그 '내일'은 오지 않았다. 한 번의 실패가 전체 습관의 포기로 이어졌다. '100점 아니면 0점'이라는 나의 태도는 90점, 80점을 용납하지 않았고, 결국 나를 0점으로 만들었다.
2. 목표의 모호함: '열심히'라는 말의 공허함
"영어 공부 열심히 하기", "코딩 공부하기", "책 많이 읽기".
이 목표들의 공통점은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엇을, 언제까지, 얼마만큼 해야 '열심히' 한 것인가? 기준이 없으니 성취감도 없고, 성취감이 없으니 동력도 금방 사라졌다.
3. '활성화 에너지'의 무시: 마찰력을 이기지 못한 의지
제임스 클리어(James Clear)는 그의 저서 《아토믹 해빗》에서 습관 형성은 '마찰력(Friction)'을 줄이는 싸움이라고 했다.
나의 실패 사례를 보자:
- "퇴근 후 헬스장 가기"의 마찰력: 퇴근 -> 짐 챙기기 -> 옷 갈아입기 -> 헬스장 이동 -> 운동 -> 샤워 -> 귀가. 이 과정은 너무나 많은 '의사결정'과 '행동'을 요구했다. 피곤한 직장인에게 이 마찰력은 거대한 산과 같았다.
- "책 읽기"의 마찰력: 책은 책장에 꽂혀있었고, 읽으려면 책상에 앉아 스탠드를 켜야 했다. 반면, 스마트폰은 내 손에 들려있었다. 승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나는 나의 '의지력'을 과대평가했고, '환경 설정'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했다.
4. '바쁨(Busy)'과 '생산성(Productive)'의 혼동
이것이 가장 뼈아픈 지점이다. 나는 '자기계발을 한다'는 행위 자체에 만족했다.
예를 들어, '코딩 공부'를 한다면서 정작 한 일은 "유명 개발자들의 브런치 글 읽기", "어떤 인강이 좋은지 비교하기", "VScode 테마 꾸미기" 같은 '준비 운동'뿐이었다. 정작 '코드를 한 줄이라도 짜는' 고통스러운 핵심 행위(Deep Work)는 피했다.
1시간 동안 바쁘게 무언가를 '소비'했지만, 정작 '생산'한 것은 없었다.

2단계: '1시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시간 재정의)
"바쁜 직장인에게 1시간은 없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연속된 1시간"은 없지만, "총합 1시간"은 분명히 존재한다.
나의 새로운 전략은 '1시간'을 통째로 확보하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버려지는 자투리 시간을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 '총합 1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1-Hour Lego Block System'이라 부르기로 했다.
이 시스템은 나의 '에너지 레벨'에 맞춰 설계되었다.
🧱 블록 1: 출근길 20분 (Low Energy / Input)
- 시간: 아침 8:10 ~ 8:30 (지하철)
- 상태: 뇌가 아직 깨어나지 않음. 높은 집중력 요구 불가.
- 미션: 수동적 학습 (Input)
- 행동:
- 오디오북 듣기 (윌라, 밀리의 서재)
- 업계 팟캐스트/뉴스레터 듣기 (예: 'The Daily', 'EO' 채널)
- 유튜브 영상 '소리'만 듣기
🧱 블록 2: 점심시간 20분 (Mid Energy / Focused Learning)
- 시간: 점심 12:30 ~ 12:50
- 상태: 오전 업무가 끝나고 잠시 리프레시 된 상태. 짧은 집중 가능.
- 미션: 능동적 학습 (Learning)
- 행동: (나는 식사를 10~15분 만에 끝내는 편이다)
- 온라인 강의 1편 보기 (예: 클래스101, 유데미, 데이터캠프) - "파이썬 문법 1개", "SQL 쿼리 1개"
- 기사/논문 1편 정독
- 영어 단어 앱 15분
🧱 블록 3: 퇴근 후 20분 (High Energy / Creation)
- 시간: 저녁 7:00 ~ 7:20 (집 도착 직후)
- 상태: 집에 오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씻기 전. '피로가 몰려오기 전'의 마지막 골든타임.
- 미션: 핵심 생산 (Deep Work / Creation)
- 행동:
- 오늘 배운 강의 코드 직접 쳐보기
- 블로그 글 1문단 쓰기
- 사이드 프로젝트 기획 1페이지
🧱 블록 4: 잠들기 전 10분 (Low Energy / Review)
- 시간: 밤 11:50 ~ 12:00 (침대 위)
- 상태: 모든 것을 마치고 휴식하는 상태.
- 미션: 회고 및 정리 (Consolidation)
- 행동:
- 3줄 성장 일기 쓰기
- 내일 계획 1줄 요약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나는 하루에 총 20 + 20 + 20 + 10 = 70분을 확보한다. 이는 나의 일상에 '침투'하는 방식이므로, 야근이나 회식이 있더라도 블록 1, 2, 4는 수행할 수 있다. 즉, '0점' 맞는 날이 사라진다.

3단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학습 내용 설계)
시간을 확보했으니, 이제 '무엇을' 할지 정해야 한다. "이것저것 다 하자"는 과거의 실패를 반복할 뿐이다. '짧고 강력한' 습관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나는 '소비'가 아닌 '생산'에 집중하기로 했다.
나의 '1시간' 포트폴리오 원칙
- 소비(Input) 20% vs 생산(Output) 80%: 인강을 10분 봤다면, 40분은 코드를 짜야 한다. (블록 3의 중요성)
- S.M.A.R.T 목표 설정: 모호한 '영어 공부'가 아니라, "6개월 내에 비즈니스 이메일 템플릿 20개를 외우고, 영어로 10페이지 분량의 기획서를 작성한다"와 같이 구체적(Specific), 측정 가능(Measurable), 달성 가능(Achievable), 관련성(Relevant), 시간 기반(Time-bound)으로 설정한다.
나의 '주간 테마' 시스템 (Theme Day)
매일 다른 주제를 공부하면 '집중 분산'이 일어난다. 차라리 요일별로 테마를 정해 '몰입-휴식' 사이클을 만들기로 했다.
- 월/수/금 (Deep Skill Day): 나의 핵심 목표 스킬. (예: 데이터 분석 - Python, SQL)
- (점심 20분) SQL 강의 1편 수강
- (퇴근 후 20분) 배운 쿼리문 직접 실행, 에러 해결
- 화/목 (Soft Skill / Industry Day): 나의 직무 관련 지식. (예: 마케팅 트렌드, 기획)
- (점심 20분) 관련 아티클 정독
- (퇴근 후 20분) 아티클 내용을 나의 업무에 적용할 아이디어 1페이지로 요약
- 토요일 (Project Day): 1시간이 아닌 '2시간 블록'을 사용. (예: 사이드 프로젝트 개발, 블로그 장문 글쓰기)
- 일요일 (Rest / Buffer Day): 휴식. 혹은 주중에 놓친 블록 1~2개를 보충하는 버퍼(Buffer) 시간.

4단계: 어떻게 '습관'으로 굳힐 것인가? (실행 시스템화)
계획은 완벽하다. 이제 이것을 '고통'이 아닌 '일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나는 《아토믹 해빗》에서 제시한 4가지 법칙을 나의 시스템에 적용해 '마찰력'을 제어하기로 했다.
제1법칙: 분명하게 만들어라 (Make it Obvious) - CUE
- 문제: "까먹는다."
- 나의 해결책 (Habit Stacking): 새로운 습관을 기존 습관에 묶는다.
- "지하철 2호선에 탑승하면 (기존 습관), 팟캐스트 앱을 켠다 (새 습관)."
- "점심 양치를 마치면 (기존 습관), 유데미 앱을 켠다 (새 습관)."
- 환경 설계:
- (밤) 책상 위에 '노트북'과 '학습 노트'를 미리 펴둔다.
- (밤) 스마트폰 첫 화면에 '유데미', '밀리의 서재' 앱만 남기고 모두 치운다.
제2법칙: 매력적으로 만들어라 (Make it Attractive) - CRAVING
- 문제: "하기 싫다."
- 나의 해결책 (Temptation Bundling):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짝짓는다.
- "SQL 강의를 듣는 20분 동안만 (해야 하는 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비싼 드립 커피'를 마신다 (하고 싶은 일)."
- "퇴근 후 20분 코딩을 마쳐야만 (해야 하는 일), 넷플릭스를 켠다 (하고 싶은 일)."

제3법칙: 하기 쉽게 만들어라 (Make it Easy) - RESPONSE
- 문제: "시작이 귀찮다."
- 나의 해결책 (마찰력 최소화):
- (1단계 분석) 나의 실패 원인은 '마찰력'이었다. 'Lego Block' 시스템 자체가 마찰력을 줄인 결과다.
- 2분 규칙: "시작이 너무 귀찮은 날엔, 딱 2분만 한다." (예: "노트북을 켠다", "책의 첫 페이지만 읽는다") 2분이 5분이 되고, 10분이 되는 것을 노린다.
- 환경 설계:
- '파이썬' 공부를 위해 모든 세팅이 완료된 'Jupyter Notebook' 파일을 바탕화면에 둔다. (클릭 한 번으로 시작)
- 잠들기 전, 침대 맡에 '3줄 일기장'과 '펜'을 둔다. (손만 뻗으면 되게)
제4법칙: 만족스럽게 만들어라 (Make it Satisfying) - REWARD
- 문제: "보상이 즉각적이지 않다."
- 나의 해결책 (시각적 피드백):
- 습관 추적기 (Habit Tracker): 나는 'Notion'에 캘린더를 만들었다. '블록 4 (10분 회고)'를 마친 뒤, 그날의 캘린더에 'V' 체크를 한다.
- 이 'V' 체크 행위 자체가 즉각적인 보상이다. "나는 오늘도 해냈다."
- 3줄 성장 일기: (4단계 핵심) 10분간의 '3줄 일기'는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보상이다.
- (F) 오늘 배운 것: "SQL에서 'GROUP BY'는 'HAVING'과 써야 하고, 'WHERE'는 그전에 쓴다."
- (F) 느낀 점: "데이터를 집계하는 게 훨씬 쉬워졌다."
- (A) 내일 할 것: "내일은 'JOIN' 구문을 배운다."
이 기록이 쌓이면, 나는 '내가 성장하고 있음'을 눈으로 보게 된다. 이것이 나를 계속하게 만든다.

5단계: 나의 최종 선언 (실패를 위한 계획)
이 글을 쓰는 데만 3시간이 걸렸다. 이것은 '준비 운동'일 뿐, '진짜'가 아님을 안다.
나는 이 긴 '스터디 노트'를 작성하면서 한 가지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 "나는 100% 실패할 것이다."
분명히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 70분의 블록을 모두 놓치는 날이 올 것이다. 피곤에 절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날도 올 것이다.
과거의 나라면 그날 포기했을 것이다. "역시 난 안 돼."
하지만 이 시스템을 공부한 지금의 나는 안다. 핵심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복귀하는 것(Bounce Back)'이다.
그래서 나의 시스템에 마지막 규칙, '실패 프로토콜'을 추가한다.

[나의 실패 프로토콜]
- "절대 두 번 연속으로 거르지 않는다. (Never Miss Twice)"
- 하루를 통째로 놓쳤다면, 다음 날의 목표는 '1시간'이 아니다.
- 다음 날의 목표는 오직 "2분 규칙의 실행"이다.
- (예: "노트북 켜기", "책 1페이지 읽기")
- '0점'을 피하고 '10점'이라도 만들어서, 습관의 연결 고리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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